바이로챠나/불교입문

가테 가테 파라가테 파라상가테 보디스바하

왈선생 2015. 2. 7. 20:23


고설 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경에서는 총괄하여 정리를 함에 있어
다시금 내용적인 면을 되새기지 않습니다.

언설을 세움으로써
오히려 진실이 왜곡될 수 있고,
본래의 의미를 상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야심경에서 채택한 방법은
이 모든 내용을 하나의 진언으로 내세워
총괄적으로 결론짓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진언이 바로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입니다.

진언은 원래 번역하지 않고,
산스크리트어 원음을 그대로 소리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진언에 담겨 있는 의미가 부처님의 깨달으신 경지
그 자체를 직설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도 오묘하고 깊어 우리 범부의 사량(思量)이나 이론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번역에 의해서 진언이 담고 있는 본래의 의미,
깨침의 세계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인 것이지요.

두 번째,
진언이 가지는 소리의 진동
그 자체가 깊은 기운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보살이 삼매를 얻어서
그 힘으로 특정한 소리에 가피를 입힌 것이 진언이며,
또한, 이 우주의 근원적인 진동의 기운이 진언이므로
그 소리를 떠난 진언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보통 이 구절은 해석을 하지 않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원어가 가지는 의미를 살펴봄으로써
그 함축된 의미를 알아보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는 있으리라 생각하며,
또한 이미 이에 대한 많은 해석이 이미 보편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주’의 산스크리트 어는,
‘가테 가테 파라가테 파라상가테 보디스바하’인데,

그 의미를 살펴보면,
‘가테(gate)’는 ‘간 이여’, ‘가자’,
‘파라(para)’는 ‘저 언덕, 피안’을 의미하고,
‘상(sam)’은 ‘완전히’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보디(bodhi)’는 ‘깨달음’의 뜻이고,
‘스바하(svaha)’는 ‘영원하라, 행복하라’는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진언의 힘을 빌어
『반야심경』이 가지고 있는 깨침의 소리를 함축하고 있는 이 주문은
어떠한 관점에서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내용이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대략 아래와 같은 의미로 연결하여 해석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즉, 이 언덕에 있는 무명 중생의 입장에서 해석해 본다면,

“가세, 가세, 저 언덕으로 가세,
우리 함께 저 언덕으로 가세,
깨달음이여! 행복이 있어지이다(영원하여라)”

정도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고,
어리석은 중생에서 마음을 닦아 나가는 수행자의 입장에서 해석해 본다면,

“가는 이여! 가는 이여! 저 언덕으로 가는 이여!
저 언덕으로 온전히 가는 이여!
깨달음이여! 영원하여라”

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우리들 중생의 입장에서
반야바라밀다를 증득하신 깨달은 부처님의 세계를 바라보는 입장에서라면
조금 달리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가신 이여! 가신 이여! 피안으로 가신 이여!
피안으로 완전히 가신 이여!
깨달음을 이루신 이여! 영원하소서.”

또한 이미 반야바라밀다를 증득하여
깨달음에 이르신 부처님의 입장에서 해석한다면,
다음과 같은 해석도 가능할 것입니다.

“건너갔네, 건너갔네. 저 언덕에 건너갔네.
저 언덕에 모두 다 건너갔네.
깨달음을 성취했네.”

이상과 같은 의미의 해석을 기본으로 하여
조금의 의역(意譯)을 붙여 본다면,
다음과 같은 해석이 나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성취했네, 성취했네. 모든 소망 성취했네.
만 중생들의 모든 소망 다 성취했네.”

“행복하여라, 행복하여라. 우리 모두 행복하여라.
이 세상 우리 모두 다 함께 행복하여라.”

이 주문이야말로 반야심경 전체의 결론이며,
불교 전체의 결론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주문에서 우리는 우리가 가야할 궁극의 경지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게송에서는 우리가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명쾌히 내려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