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인 [禪定印]-Dhyana
부처가 수행할 때 선정(禪定)에 들었음을 상징하는 수인(手印)
삼마지인(三摩地印)이라고도 하며, 결가부좌(結跏趺坐)한 불상에서 볼 수 있는 손 모양이다.
본래는 석가가 보리수 아래 금강좌(金剛座)에서 참선, 즉 선정(禪定:번뇌가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통일된 상태)에 들었을 때 취한 손의 모습을 말하며,
잡념을 버리고 마음을 모아 삼매경에 드는 수인이다.
형식은 결가부좌한 자세에서 왼쪽 손바닥을 위로 하여 단전 앞에 놓고
오른손 손바닥도 위로 하여 왼쪽 손바닥 위에 손가락 부분을 겹쳐 놓되
양쪽 엄지 손가락을 맞대는 모습이다.
손등은 자연스럽게 결가부좌한 발 위에 얹는다.
이 자세는 주로 석가 불상에서 볼 수 있으나 석가만이 취하는 것은 아니다.
항마촉지인 [降魔觸地印]- Bhrmisparsa
항마인(降魔印), 촉지인(觸地印)이라고도 한다.
모든 악마를 굴복시켜 없애버리는 모습으로,
형태는 결가부좌한 채 선정인(禪定印)에서 오른손을 풀어
오른쪽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 끝을 가볍게 땅에 댄 것이다.
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해서 배꼽 앞에 놓은 선정인 그대로이다.
아직 성도(成道)하기 전 석가모니는 정각산에서 내려와
네란자라강[尼連禪江] 건너편 부다가야의 보리수(菩提樹) 아래
금강좌(金剛座) 위에 결가부좌를 하고 선정인을 취하였다.
깨달음을 얻기 전까지는 그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는 결의였다.
이때 제6천의 마왕 파순(波旬)이 만약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으면
일체 중생이 구제되고 자기의 위력은 당연히 감소될 것으로 생각하여
권속을 이끌고 여러 가지 방해 공작을 하였다.
처음에는 미녀를 보내어 쾌락으로 석가모니를 유혹하였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하자,
마왕은 마침내 지하세계의 모든 군세를 동원하여 힘으로 석가를 쫓아내려 하였다.
마왕이 칼을 들이대면서 석가모니에게 물러나라고 위협하자,
석가모니는 ‘천상천하에 이 보좌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은 나 한 사람뿐이다.
지신(地神)은 나와서 이를 증명하라’고 하면서 오른손을 풀어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을 땅에 대었다.
그러자 지신이 홀연히 뛰쳐나와 이를 증명하였는데,
이때의 모습이 항마촉지인이다. 따라서 이 수인은 석가모니만이 취하는 인상이다.
전법륜인 [轉法輪印]- Dharmaakra
부처가 최초로 설법할 때의 손 모양으로, 설법인(說法印)이라고도 한다.
부처의 설법은 이상적인 제왕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윤보(輪寶)로써
적을 굴복시키듯 법으로 일체 중생의 번뇌를 제거하므로 전법륜(轉法輪)이라 한다.
전법륜인은 이때 부처님이 하신 손 모양으로,
양손을 가슴까지 올려 엄지와 장지 끝을 서로 맞댄 후
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하여 펴진 마지막 두 손가락 끝을 오른쪽 손목에 대고,
오른손은 손바닥을 밖으로 향한 형태이다. 석존 5인 중의 하나이다.
석가모니는 처절한 자신과의 투쟁 끝에 고집멸도(苦集滅道)의 사성체(四聖諦)를
깨닫고 마침내 무상정등각자(無上正等覺者)가 되었다.
이 세상에서 누구도 경험할 수 없었던 으뜸가는 열반의 경지를 스스로 깨달아
얻은 부처에게 이제 갈등과 번뇌는 깨끗이 사라졌다.
그러나 여기에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었는데,
자기가 깨달은 진리를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전해 해탈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일이었다.
이것은 곧 부처가 깨달은 이상의 현실적 실현이며 자비심의 발로였다.
부처는 맨먼저 누구에게 설법할 것인가를 생각하다가
네란자라 강가에서 함께 수행하다가
자신을 떠났던 다섯 사문에게 가기로 하였다.
부처는 곧 이들이 있는 베나레스의 녹야원(鹿野苑)으로 가서
이들에게 바른 견해〔正見〕, 바른 생각〔正思惟〕, 바른 말〔正語〕,
바른 행위〔正業〕, 바른 생활〔正命〕, 바른 노력〔正精進〕, 바른 기억〔正念〕,
바른 명상〔正定〕의 8정도(八正道)를 말하였다. 이것이 최초의 설법인 초전법륜이다.
불교에서 여래나 보살이 취하는 수인(手印: Mudra) 중 하나이다.
이포외인 (離怖畏印)이라고도 한다.
말 그대로 중생에게 무외(無畏)를 베풀어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우환과 고난을 해소시키는 대자의 덕을 보이는 인상이다.
손의 모습은 오른손을 꺾어 어깨높이까지 올리고
다섯 손가락을 가지런히 펴서 손바닥이 밖으로 향하게 한 형태이다.
나를 믿으면 두려움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여원인(與願印)과 함께 한국 삼국 시대의 불상에서
그 종류와 관계없이 모두 취하고 있는 인상이다.
그래서 이 둘을 통인(通印)이라 한다.
여원인과 마찬가지로 부처님이 이 수인을 한 때와
장소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불상이 이 수인을 하였다고 해서
그것이 어떤 장소, 어떤 의미를 나타낸 것인지 확실치 않다.
지권인 [智拳印]
대일여래(大日如來) 즉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이 결하는 수인이다.
법신(法身)인 비로자나불만 이 수인을 하므로 이 수인을 한 불상은 곧 비로자나불이다.
형상은 두 손을 모두 금강권(金剛拳 : 엄지손가락을 손바닥에 넣고
다른 네 손으로 싸 쥐는 것)으로 만들고 가슴까지 들어올린 후,
왼손 집게손가락을 펴 세워서 위쪽 오른손 주먹 속에 넣는다.
그 주먹 속에서 오른손 엄지와 왼손 집게손가락이 서로 맞닿는다.
이때 오른손은 법계를 뜻하고 왼손은 중생을 뜻하여,
이 수인은 법으로써 중생을 구제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 일체의 무명 번뇌를 없애고 부처의 지혜를 얻는다는 뜻이기도 하며,
이(理)와 지(智)는 둘이 아니고 부처와 중생은 같은 것이며,
미혹과 깨달음도 본래는 하나라는 뜻이기도 하다.
바른손은 부처님의 세계를 표현하고 왼손은 중생계를 나타내는 것으로써
이와 같은 결인(結印)은 중생과 부처가 하나임을 나타내고 있다.
미타정인 [彌陀定印]
아미타불이 나타내는 여러 수인 중 하나로, 묘관찰지정인(妙觀察智定印)이라고도 한다.
법계정인(法界定印), 즉 선정인(禪定印)이 약간 변형된 수인이다.
왼쪽 손바닥을 위로 보이게 펴서 단전 앞에 붙이고
오른손 역시 손바닥을 위로 보이게 펴서 왼쪽 손바닥 위에 포갠 상태에서
양쪽 엄지를 맞닿게 하는 선정인 자세에서 양쪽 검지를 구부려 맞닿게 하면 된다.
아미타불의 수인은 9품인(九品印)으로 나뉘며 이를 아미타여래 9품인이라고 하는데,
서방 극락정토에 태어나고자 하는 중생을 행업의 정도에 따라
상품(上品)·중품(中品)·하품(下品)의 3품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상생(上生)·중생(中生)·하생(下生)의 3생으로 세분하여
① 상품상생 ② 상품중생 ③ 상품하생 ④ 중품상생 ⑤ 중품중생 ⑥ 중품하생 ⑦ 하품상생
⑧ 하품중생 ⑨ 하품하생의 9단계 수인으로 나타낸 것이다.
《무량수경(無量壽經)》에 따르면 3생 중 상생은 출가하여 보리심을 내고
전심으로 무량수불을 염하면서 공덕을 닦아 제 나라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자들이고,
중생은 출가하지 않았더라도 무상보리의 마음으로 무량수불을 염하고
다소의 선을 닦아 계를 지키며 삼보(三寶)와 중생에게 공양함으로써
자기가 닦은 공덕을 다른 대상에게 돌려 제 나라에 태어나고자 하는 자들이다.
또한 하생은 설사 공덕을 쌓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무상보리의 마음을 내어
전심으로 무량수불을 염하면서 제 나라에 태어나고자 하는 자들이다.
따라서 3품 3생의 인(印)은 그 형태가 다르다.
3품 중 상품의 수인은 양쪽 손바닥을 위로 편 채 포개서 단전에 붙인 형태이고,
중품은 두 손을 가슴 앞까지 들고 손바닥은 밖으로 보이게 하며,
하품은 한 손은 가슴까지 들어올리고 다른 한 손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린 형태이다.
3생은 두 개의 손가락을 구부려 동그랗게 만드는데,
상생은 양쪽 손의 검지를, 중생은 중지를, 하생은 무명지를 구부려 엄지와 맞댄다.
아미타불은 서원이 많은 만큼 수인의 종류도 다양하여
미타정인·법계정인·전법륜인·개화연인·시무외인 등을 취한다.
한국의 불상에서는 아미타불이 9품인을 나타내는 예가 매우 드물고
대개 미타정인이나 전법륜인 또는 항마촉지인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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