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로챠나/불교입문

수계의 의의와 내용은 무엇인가?

왈선생 2011. 8. 3. 19:22

 

수계(受戒)는 계를 받는 것을 말한다.

이 계를 받는 의식은 불교의 모든 의식(儀式)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며, 교단을 형성하는

근거가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수계라는 절차를 통하여 정식의 신자와 승려가 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계는 입문의 필수적인 요인이다.

수계는 재가신자나 승려에게나 다 통하는 말이지만, 승려의 경우에는 득도(得度)라는 말을 더 즐겨

쓴다.

물론 득도의 경우는 승려가 되기 위한 입문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고, 소위 구족계(具足戒)를 받아

명실상부한 비구, 비구니가 될 때를 가리킨다.

 따라서 여기서의 수계는 우선 재가신도에 한정하기로 한다.

수계의 의의는 불교인으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살아가겠다는 맹세를 수반하는 데에 있다.

그래서 수계식에서는 먼저 ""이 목숨을 다하여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인 법과, 부처님의 참된

제자로서 우리의 지도자요 모범인 스님들께 귀의합니다.""하는 맹세를 다짐하도록 한다.

소위 삼귀의(三歸依)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오계를 지킬 것을 약속하고, 이런 맹세와 약속을 영원히 잊지 않고 되새긴다는 상징으로서

또 실질적으로는 심리적 효과를 위해, 팔뚝에 향을 피우는 연비를 행한다.

요즘에 들어 재가신자에게는 이 연비를 생략하기도 한다.

물론 연비의 의식이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초기의 성전에 의하면 애초에는 출가자든 재가자든 삼귀의만으로 불교에 입문할 수 있었다.

불교인으로서의 바람직한 행위규범이 오계로서 정리된 것은 어느 정도 후대의 일이었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재가신자들은 처음에는 불, 법, 승의 삼보에 대한 귀의를 표명했다가, 나중에 이와 함께 오계를 받는

방식이 일상화되었을 것으로 본다.

오계는 기본적으로 욕망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제정된 것이며, 이는 불교 본래의 참뜻을 실현하는

보편적인 생활방식이다.

그러나 실상 이 오계를 지킨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일상의 생활 속에 오계의 정신을 계속 불어넣지 않으면 안 된다.

오계를 한 번 받은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되고, 몇 번이고 되풀이하여 받으면서 그것을 상기하여, 이에

따라 나날이 앞을 향해 나아가는 삶의 각오를 새롭게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오계의 정신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초기의 성전에서는 오계를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생물을 스스로 해치지 말라.

타인으로 하여금 죽이도록 하지 말라.

또한 다른 사람들이 살해하는 것을 용인해서도 안 된다."" 이것이 불살생(不殺生)의 계이다.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을 강조하고 살생과 폭력을 금지하는 자비의 정신이다.

""다음으로, 불제자는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이든, 어디에 있든 알고서 취하지 말고, 또한 타인으로

하여금 취하지 않도록 하며, 타인이 취하는 것을 인정해서도 안 되며,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이든

취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불투도(不偸盜)의 계이다.

기본적으로 타인의 재산권에 대한 인식을 강조하는 것이다.

""집회에 가서나 군중 속에 있어서나 누구든 타인에게 거짓을 말해서는 안 된다.

또 타인으로 하여금 그것을 말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또한 타인이 거짓을 말하는 것을 용인해서도 안 된다.

허망한 말을 모두 피하라."" 이것은 불망어(不妄語)의 계이다.

인간의 삶이 진실해야 함을 이렇게 극명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시뻘건 불구덩이를 피하듯이 지혜로운 자는 음행을 피하라.

만약 재가자로서 음행을 피할 수 없으면 아내를 가지는 데 그치고 타인의 처를 범하지 말라.""

이는 불사음(不邪 )의 계를 말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육체적 탐닉을 금지하는 것이다.

이상의 네 가지에 불음주(不飮酒)의 계가 부가되어 오계가 성립된다.

""방일(放逸)의 원인이 되고 사람을 취하게 하는 술을 마시지 말라.""는 것이 불음주의 계인데, 술을

완전히 금하라는 단정적인 뜻보다는 술을 조심하라는 뜻이 성전에서는 누누이 강조되고 있다.

예를 들면, ""재물은 하나도 없으면서 술을 먹고 싶다 하여 술집에 가서 먹고 마시고 나면, 물에

잠기듯이 부채에 빠져 얼마 못 가 집안을 망치게 될 것이다.""고 한다.

이상에서 오계의 정신이 어떤 것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단순히 개인적으로 금지사항을 지키는 것만이 오계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남도 나처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그 정신이 제대로 실현될 것이다.

그야말로 불교의 참뜻을 오계는 담고 있으며, 그래서 오계는 두고두고 강조되는 것이다.

수계의 의의는 바로 위와 같은 오계의 정신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