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시간 중에서 사람의 정신이 가장 맑을 때가 새벽시간입니다. 수면을 통해 피로했던 심신이 새로워진 탓도 있지만 어둠이 가시고 밝음이 퍼져가는 새벽은 대우주의 기(氣)가 가장 충만해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천지만물이 깊은 잠에 빠져있는 첫새벽의 목탁소리는 잠들어 있는 유정(有情)·무정(無情)의 일체 생명체들이 법음(法音)을 듣고 미망에서 깨어나라고 각성을 촉구하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이를 도량석(道량석)이라고 하며 새벽예불에 앞서 행하는 의식입니다. 도량이란 불도를 닦는 또는 불도의 갖가지 의식을 행하는 깨끗한 마당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도량석은 도량을 푼다 또는 맺힌 것을 풀리게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도량석을 하는데 있어서 목탁을 갑자기 치치 않고 서서히 약한 음에서 높은 음으로 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는 까닭은 모든 신들이나 생명이 있는 것들이 놀라지 않고 깨어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도량석은 옛날 중국의 스님들이 석장(석장:여러개의 쇠고리를 달아 짚을 때마다 소리가 나는 지팡이)을 짚고 다닌 데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량석의 석(石)자가 석장의 석자라는 설도 있습니다.
도량석이 부처님 생존 당시에도 행해졌는지는 문헌적으로 남아 있는 자료가 없어서 확인할 길이 없으나 위의 설로 미루어 볼 때 중국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대개 도량석 때에는 『천수령을 암송하거나 의상대사의 『법성게(法性偈)』 혹은 이산 혜연선사의『발원문』『신심명(신심명)』등을 암송합니다.
도량석의 진정한 의미는 단순한 의식행위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천수경』의 마지막 발원에서 보듯이 맹세코 번뇌를 다 끊고 법문을 다 배우고 불도를 다 이루어 마침내는 일체중생을 다 구원하겠다는 깊은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이 도량석이 끝날 무렵에 큰북·목어·범종을 차례로 치며 그 사이에 절안에 있는 모든 대중이 법당에 모여 아침예불을 올리고 청정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도량석이란 사찰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뜻이 담긴 의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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