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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보살 [地藏菩薩]

왈선생 2011. 10. 1. 19:42

 

 

 

지장보살 [地藏菩薩]


오탁악세(五濁惡世)에서 중생의 구제활동을 하는 보살로서 산스크리트로는 크시티가르(Ksitigarbha)라고 하는데, <대지를 모태로 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생명을 낳고 기르는 대지와 같은 능력을 가진 보살을 상징한 것이다. 인도에서 4세기경부터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중국·한국·일본에서 신앙의 대상으로 매우 널리 숭배되어온 보살이다.

일체중생(一切衆生)에게 불성(佛性)이 있다고 보는 여래장사상(如來藏思想)과 관련하여 대승불교(大乘佛敎)의 후기에 나타났다.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에 따르면, 지장보살은 석가여래의 부촉에 따라 육도(六道 :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의 모든 중생이 성불하기 전에는 자신도 성불하는 것을 연기하고 보살로 머무르면서 중생의 죄고(罪苦) 씻기에 전력할 것을 본원으로 한다고 하였다.


이 세상의 모든 중생의 운명은 전생의 업에 의하여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업보사상이 불교의 일반설이지만 지장보살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즉 지장보살은 정해진 업도 모두 소멸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으므로, 지장보살에게 귀의하여 해탈을 구하면 악도를 벗어나 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일찍부터 모든 중생을 지옥의 고통에서 구해주는 지장보살에 대한 신앙이 성행하였는데, 지장보살은 육도윤회를 심판하는 구세주로 등장하였고, 사찰에서는 명부전(冥府殿)의 주존으로 신봉하게 되었다.

지장보살의 정형적 도상은 천관(天冠)을 쓰고 가사를 입었으며, 왼손에 연꽃을, 오른손은 시무외인(施無畏印)의 형상으로 묘사되었으나, 한국에서는 삭발한 머리에 한 손에는 지옥의 문이 열리도록 하는 힘을 지닌 석장(錫杖)을, 다른 한 손에는 어둠을 밝히는 여의보주(如意寶珠)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많이 묘사된다.


그는 억압받는 자, 죽어가는 자, 나쁜 꿈에 시달리는 자 등의 구원자로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벌을 받게 된 모든 사자(死者)의 영혼을 구제할 때까지 자신의 일을 그만두지 않겠다는 서원을 세웠다고 한다. 그는 전생에 브라만 집안의 딸로 태어나 석가모니에게 헌신적으로 기도함으로써 자신의 사악한 어머니가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한 적도 있다.


중국에서 찬술한 〈지장본원경 地藏本願經〉에는 효행을 주제로 한 지장보살에 관련된 전설들이 많이 실려 있다. 중국에서 지장신앙이 널리 퍼지기 시작한 것은 신행(信行:540~594)이 삼계교(三階敎)를 세우면서부터이다.

그는 당시를 말법 시대로 규정하면서, 그러한 시대에는 지장보살을 숭배하는 것이 합당한 일이라고 하여 말법 사상에 기초한 지장신앙을 널리 전파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진평왕 때 원광(圓光)이 〈점찰경 占察經〉에 의거한 신도 조직인 '점찰보'를 설치하면서부터 지장신앙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점찰경〉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지장보살에게 예배하여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고쳐나갈 것을 권하는 경전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지장신앙은 윤리적 특성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서 지장보살은 9세기경부터 널리 숭배되기 시작했으며, 특히 어린이들의 보호자이자 서민들에게 여러 가지 축복을 주는 보살이다.


지장보살은 사찰에서 독립적으로 세워지는 명부전(冥府殿)의 주존으로서 신앙되고 있다. 명부전은 지장보살이 주존으로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지장전이라고도 불리며, 명부의 심판관인 시왕(十王)이 있다고 해서 시왕전이라고도 한다. 이 법당에는 지장보살상을 중심으로 봉안하고 좌우에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을 협시(脇侍)로 봉안한다. 그리고 그 좌우에 시왕을 안치하며 그 앞에 동자상을 안치하고, 판관(判官)·녹사(錄事)·장군(將軍) 등의 존상(尊像)을 갖춘다. 또 대개의 경우 지장보살상 뒤에는 지장탱화, 시왕상 뒤에는 시왕탱화의 후불탱화(後拂幀畵)를 봉안한다.


지옥계 불화(地獄系佛畵)로는


지장보살도(地藏菩薩圖 - 지옥의중생 구제)

시왕도(十王圖 - 지옥의 심판관인 10인의대왕)

삼장보살도(三藏菩薩圖 - 지장보살도가 확대·발전된 것)

감로왕도(甘露王圖 - 음력 7월 15일 돌아가신 부모님을 위하여 부처님과 스님께 음식 공양하는 것)

사자도 (使者圖) , 현황도(現王圖) 등이있다.


지장회상도는 지옥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지장보살에 대한 신앙을 도설한 것이다. 지장회상도의 일반적인 도설 내용을 보면 중앙에 지장보살상, 좌우에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을 도설하고 그 주위에 명부 시왕과 사자, 장구, 졸리상을 배치하고 사방에 사천왕상을 그렸다.

명부 중생의 구제라는 신앙적 특징으로 명부시왕 신앙을 도설한 시왕탱화와 밀접한 관계이며 시왕신앙이 중심이 될 때는 시왕탱화가 되고 지장 신앙이 중심이 되었을 때는 지장탱화가 된다.

시왕을 거느린 지장회상도는 고려시대에 많이 성행하였고 불화도 여럿 남아있다.


시왕도(十王圖)의 시왕은 명부의 십대왕을 가리키며, 시왕탱화는 중생이 죽은 뒤에 명부 시왕 앞에서 생전에 지은 죄를 심판받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보통 사찰의 명부전(冥府殿)에 많이 봉안된다. 현존하는 시왕탱화 중에는 고려시대의 작품은 전래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송나라와 원나라에서는 시왕도가 성하게 도설되었다.


보통 이 시왕탱화를 명부전에 봉안할 때,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1대왕씩 10폭으로 묘사하거나 5대왕씩 2폭으로 묘사한다. 그런데 시왕은 짝수 대왕의 그림인 제2·4·6·8·10대왕과 홀수 대왕의 그림인 제1·3·5·7·9대왕의 그림이 각기 좌우로 배치된다.


그림의 상단부는 각 대왕을 중심으로 시녀(侍女)·외호신장(外護神將)·판관(判官)들이 둘러 서 있다. 그림의 하단부는 구름으로 구분하여 죽은 사람과 사자(使者)·귀졸(鬼卒)·판관·지장보살 등이 그려져 있다.

상단부의 10대왕 가운데 전륜대왕(轉輪大王)만이 투구와 갑옷을 입은 장군 모습일 뿐이다. 나머지는 관을 쓰고 붓과 홀(笏)을 잡고 있는 왕의 모습이다. 앞에는 전부 책상을 놓았고, 그 위에는 필기 도구들이 마련되어 있다.

 

하단부의 그림 가운데 제1 진광대왕(秦廣大王)에는 죽은 자를 관에서 끌어내는 장면, 이미 끌려온 자들이 목에 칼을 차고 판관의 질책을 듣고 있는 광경, 지장보살이 자비심으로 지켜보는 장면들이 있다.

제2 초강대왕(初江大王)에는 관에서 나온 이가 나무에 거꾸로 매달리거나 칼을 차고 고통을 받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제3 송제대왕(宋帝大王)에는 소가 쟁기로써 밭을 갈듯이 죄인의 혀를 가는 장면, 제4 오관대왕(五官大王)에는 끓는 가마솥에 넣는 장면, 제5 염라대왕(閻羅大王)에서는 방아에 넣어서 찧는 모습과 업경대로 죄업을 비춰 보는 장면, 제6 변성대왕(變成大王)에서는 송곳에 찔리게 하는 장면, 제7 태산대왕(泰山大王)에서는 죄인을 톱으로 써는 장면, 제8 평등대왕(平等大王)에서는 바윗돌로 압사시키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제9 도시대왕(都市大王)에서는 죄를 저울에 다는 장면 및 대왕 이하 모든 권속들이 하늘에 있는 지장보살을 우러러보면서 합장하는 장면, 제10 오도전륜대왕(五都轉輪大王)에서는 법륜을 표현하여 재판이 끝나서 육도 윤회의 길로 떠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이 시왕탱화는 권선징악적인 성격이 강하다. 또한 시왕탱화는 사람이 죽으면 7일마다 49일까지의 일곱 번, 백일·소상·대상 때까지 10명의 대왕에게 열 번 심판을 받게 되므로 보다 많은 선근공덕을 쌓아 지옥에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의미도 함께 지닌다.


삼장탱화란 허공을 거느리는 지지보살, 천부중을 거느리는 천장보살, 명부중을 거느리는 지장보살을 탱화에 도설한 것이다. 그러나 삼장신앙에서 지장보살을 제외한 지지보살과 천장보살은 경전이나 논소에서 근거를 찾아볼 수가 없어 한국 불교의 토착화 과정에서 토속 신앙과 결합된 형태라 볼 수 있다.


삼장탱화의 구도를 보면 천장보살을 중심으로 좌우에 지장보살과 지지보살이 있고 3상의 좌우에 각각의 권속상이 배치되어 있다. 천상, 지상, 지하의 3계 우주관이 대등한 관계로 융합하고 있는 구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삼장 신앙 중 지장 신앙이 차츰 강조되어 지장탱화가 성립되게 되고 지지회상 부분도 신장탱화로 독립하면서 삼장탱화는 존재 의미가 상실되었다. 현재는 신륵사, 해인사, 통도사, 범어사, 대흥사, 직지사, 청곡사, 천은사 등 전통 고찰의 사원 안, 어느 적당한 장소에 걸려 있을 뿐 신앙의 대상으로의 의미는 사라졌다.


감로탱화는 대체로 대웅전의 오른쪽이나 왼쪽 벽면에 설치하거나 혹은 명부전, 지장전에 설치하는 하단탱화이다. 영가의 위패(位牌)를 봉안하고 그 뒷면 벽에 감로탱화를 건다. 감로탱화는 당시의 풍속-장터 모습, 사당패 모습, 명절의 널뛰기, 그네타기 등을 많이 담고 있으며 산과 바위를 경계로 지옥에서 형벌을 받는 광경을 묘사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감로탱화로는 용주사 지장전의 하단탱화, 신륵사 극락보전의 하단탱화, 통도사 양산전의 하단탱화, 봉은사 대웅전의 하단탱화, 쌍계사 대웅전의 하단탱화 등이 있다.


사자도(使者圖)는 사람이 죽었을때 염라대왕閻羅大王을 비록한 여러 지옥의 시왕들이 파견하는 지옥사자地獄使者를 그린 불화다. 사자는 보통 전령의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머리에는 부채모양의 익선관을 쓰고 손에는 두루마리를 들고 있다. 대부분의 다른 그림에서도 사자가 말 옆에 서서 창이나 칼, 두루마리를 들고 있다. 단독 탱화로 조성될 때는 대개 감재사자도(監齋使者圖), 직부사자도(直符使者圖)가 쌍으로 표현되는 것이 보통이다.


현왕탱화는『작법귀감作法龜鑑』의 현왕청現王請을 살펴보면, 현왕은 염라대왕이 세존에게 수기를 받은 보현왕여래로 사람이 죽은 지 삼일째 되는 날 행해지는 현왕재現往齋에서 심판을 주재하는 명간교주冥間敎主로 설명되고 있다. 시왕 입장에서 보면 염라대왕은 망자가 죽어 오칠일五七日(35일)때 만나는 명부의 5번째 대왕이지만, 현왕은 죽은 지 3일이 되는 날 망자를 심판하는 명간교주인 것이다. 현왕탱은 시왕탱과 함께 명부전에 걸리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중심 법당의 하단에  봉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