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普賢菩薩 (Samantabhadra, 三曼多跋捺羅)

왈선생 2011. 9. 6. 15:13

 

 



普賢菩薩 (Samantabhadra, 三曼多跋捺羅)

 


1. 보현보살의 대원(大願)


 보현은 산스크릿트 [사만타바드라(Samantabhadra)]의 번역이다. 음(音)을 따서 그대로 쓸 때에는 삼만다발날라(三曼多跋捺羅)라고도 한다. 보통 변길이라고 번역하는데 무량한 행원을 구족하고 널리 일체의 불찰(佛刹)에 시현(示現)하는 보살이라는 뜻이다.


 흔히 관세음보살을 칭할때 자비의 화신이라는 묘사를 하지만, 보현의 경우 보편(普遍)의 화신이라는 표현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어느 곳에나 모습을 나타낸다는 것은 삼세불의 응신(應身)이라는 의미이다. 물론 그것은 법신이기 때문에 가능한 나타냄이다. 대일경소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보현보살의 보(普)는 모든 곳에 두루 나타낸다는 뜻이다. 현(賢)은 가장 묘한 선(善)이라는 뜻이다. 이를테면 보리심을 일으키는 원행과 삼업이 모두 평등하여 모든 곳에 두루 하며, 묘선(妙善)과 모든 덕을 갖추었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한 것이다.>


 보현보살의 경우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언제 어느 곳에나 그 원만한 몸을 나타낸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고래로 보현보살의 전거(典據) 경전으로는 화엄경 보현행원품과 입법계품(入法界品)을 든다. 선재(善財)라는 이름의 동자가 문수보살에 의해 보리심을 낸다. 이제 처음 부처님의 가르침에 눈뜨게 된 것이다. 그래서 쉰세명의 선지식을 챠례로 찾아 뵙고 도(道)를 묻는다. 바라문도 있고 장삿꾼도 있었고 기생도 있었다. 그 구도역정의 마지막으로 뵙는 분이 보현보살이다. 이것은 참 재미있는 구성이다. 보현보살은 문수보살과 함께 석가모니불의 좌우 협시(脇侍)불이다. 이 세분을 통칭 석가삼존이라고 한다. 이경우 문수는 불타의 이(理)를 그리고 보현은 행덕(行德)을 상징한다고 설명된다.


 문수에 의해 보리심을 일으키고 보현에 의해 그 구도의 행각이 끝마쳐진다는 것으로 화엄의 대드라마는 막을 내린다. 여기서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의 십대원을 듣는다. 그리고 서방아미타 정토에 왕생하고자 하는 원을 세우는 것이다.

<선남자여, 부처님의 공덕은 비록 시방세계 모든 부처님들이 이루 다 말할 수 없이 많은 부처님 세계의 아주 작은 티끌만치 많은 수의 겁(劫)을 계속하여 말한다 하더라도 끝까지 다하지 못할 것이니라. 만약 그와 같은 공덕을 이룩하려면 마땅히 열까지 큰 행원을 닦아야 하느니라. 그 열가지 원이란 첫째 모든 부처님께 예배하고 공경함이요, 둘째는 부처님을 우러러 찬탄함이요, 세째는 널리 닦고 공양함이요, 네째는 스스로의 업장을 참회함이요, 다섯째는 남의 공덕을 같이 기뻐함이요, 여섯째는 설법하여 주기를 청함이요, 일곱째는 부처님이 세상에 오래 머무르도록 청함이요, 여덟번째는 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우는 것이요, 아홉째는 항상 중생을 따르는 것이요, 열째는 모두 다 회향함이니라.>

 


2. 경전상의 보현보살


 화엄경 보현행원품에는 앞서 인용한 보현십대원이 백미를 이루고 있다. 이것은 화엄경에 나오는 십명(十明), 십인(十忍)등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그러나 법화경. 관보현보살행법경(觀普賢菩薩行法經) 등에 등장하는 보현보살은 법화의 수행을 권장하는 보살로 기술되어 있다. 법화경 제 7 보현권발품(普賢勸發品)을 보자, <만약 사람들이 이와 같이 닦고 세워서 법화경을 독송한다면, 나는 (보현보살) 그때 여섯뿔을 가진 흰 코끼리를 타고 대보살의 무리와 함께 그곳에 가서 내 몸을 나타내어 공양 수호하리라>


 무량수경에는 보현보살을 문수보살과 함께 현겁(賢劫)중의 보살이라고 했다. 특히 비화경에서는 보현보살을 전생에 무쟁염왕(無諍念王)으로써 수행했던 보살이라고 보고 있어 이채롭다. 무쟁염왕은 곧 아미타불의 인위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보현보살은 내생에 성불하여 북방의 지수선정공덕세계를 다스린다고 하였다.


 이와같이 상이한 언급을 통해 보현보살의 성격은 확정지을 수 있다고 본다. 즉 보현은 여래의 인위에서 무량한 행원을 닦아가는 보살의 대표인 셈이다. 이를테면 문수의 지혜, 보현의 행원은 구도의 지침이요, 원만한 수행방편의 궁극인 셈이다.

 


 3. 밀교(密敎)에서의 보현보살


 밀교경전에는 보리심을 표시하는 상징적 보살이 많다. 금강수(金剛手). 금강살타(金剛薩唾). 일체의성취보살(一切義成就菩薩)등 밀교경전의 보살과 보현보살은 동체로 이해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금강정경 제1에는 <대보리심보현대보살은 일체여래의 마음 속에 머문다>고 하였다. 이취석(理趣釋) 권 상(上)에는 <일체의성취는 보현보살의 다른 이름이다. 금강수 보살마하살은 본래 보현보살과 한 몸이다>라고도 하였다. 특히 대일경소에는 다음과 같은 언급이 있어 주목을 모은다.

<이와같이 금강계를 보는 까닭에 금강수라고 이름한다. 이와같이 법계를 보기 때문에 역시 이름하여 보현이라고 한다>


 이것은 보현의 십대원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이 보리심이요, 그렇기 때문에 금강살타와 동체라고 생각하게끔 된 사상적 비약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래서 보현보살은 만다라의 여러 존상(尊像) 가운데 한 분으로써 모셔지는 예가 많다. 금태양부(金胎兩部)의 만다라과 가운데 금강계 만다라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현겁 십육존을 말한다. 그 가운데 북방의 네 보살 가운데 가장 밑에 안치된 보살이 바로 보현보살이다. 그 밀호(蜜號)는 보섭금강(普攝金剛)이라고 한다.


 방위로서는 북방, 도반으로서는 문수, 친근선우로서는 흰 코끼리, 시대별로는 현겁의 십육존종 상수(上首), 이와같은 보현의 경전적 변화패턴은 밀교에 이르러 그 완결을 보게 되는 것이다.

 보현보살에 관한 신앙은 고대 인도의 서역 지방에 특히 성행하였던 것 같다. 그러나 그도상(圖象)을 만들어 모신 예는 그렇게 흔하지 않은 것 같다. 대지도론(大智度論)에는 다음과 같은 보현의 영험사례가 기록되어 있다.

<대원시국의 서쪽 어느 조그마한 나라에 문둥병 걸린 사람이 있었다. 그는 변길(遍吉)보살상이 모셔진 곳에 가서 일심으로 병을 고쳐주기를 빌었다. 그때 보현보살의 오른손이 움직이면서 그 사람의 몸을 만지자, 곧 병은 씻은듯이 나았다>


 보현보살은 그 대중적 성격 때문에 특히 중국과 일본에서 많은 불교도들의 신앙의 대상이 되어 왔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관음신앙이나 미륵신앙. 미타신앙등에 비해 볼 때 그에 버금갈만한 신행흔적이 없다. 이것도 역시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의 연구과제가 되는 것이다.

 

鄭炳朝 (동국대교수. 불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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