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로챠나/불교입문

도량석 [ 道場釋 ]

왈선생 2011. 8. 3. 17:03

도량석 [ 道場釋 ]


목탁을 올렸다 내리기를 세번 반복하고 나서 도량석을 시작합니다

사찰에서 새벽 예불을 하기 전에 도량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치르는 의식이다.

현재 우리 나라 사찰에서는 새벽 3시에 한다.

새벽에 목탁을 두드리며 경내를 돌면서 찬가나 게를 읊는데, 이 때 읊는 것은 신묘장구대다라니와

사방찬(四方讚)·도량찬(道場讚)·참회게(懺悔偈) 등이다.

또 나무아미타불이나 관세음보살을 염하기도 하고, 《금강경》 구절이나 조사(祖師)들의 게송을

외우기도 한다.

도량을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 외에, 잠들어 있는 천지만물을 깨우며 일체 중생들이 미혹에서

깨어나게 한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또 맺힌 것을 푼다는 의미도 갖는다.

이 때 목탁은 약한 음에서 서서히 높은 음으로 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한다.

이것은 일체 중생이 갑자기 놀라지 않고 천천히 깨어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의식이 끝날 무렵에는 법고와 목어·범종을 차례로 치며, 절 안에 있는 모든 대중이 법당에 모이면

아침 예불을 올린다.

명칭은 옛날 중국에서 스님들이 짚고 다니던 석장(錫杖)에서 유래한다고 해서 도량석의 ‘석(釋)’을

‘석(錫)’으로 쓰기도 한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알 수 없다.

다만 인도에는 현재 이런 의식이 없고 문헌 자료도 전하지 않으므로 인도보다는 중국에서 생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량송(道場誦)은 도량석(道場釋)과 사방찬(四方讚), 도량찬(道場讚) 등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

여기서 '도량석'이란 도량(道場)을 '다스림[釋]'을 의미하며, 일정 예식을 통해 도량을 정화하는

작업을 뜻한다.

이렇듯 도량을 정화하는 방법으로서 짤막한 진언(眞言) 및 다라니(陀羅尼)를 독송하게 되는데,

그 도량석의 진행을 순서대로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도량석은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으로부터 시작된다.

어느 무엇을 깨끗이 한다던가, 무엇을 찬탄코자 할 때 우리는 먼저 스스로를 깨끗이 해야 할

필요를 갖는다.

그러므로 말[言]이란 수단으로서 도량을 깨끗이 하고자 할 때 우리는 먼저 우리 입[口]을 맑혀야

하는 바, 우리 입을 맑히고자 하는 뜻으로 정구업진언을 외우게 되는 것이다.

정구업진언을 외운 후 오방내외안위제신진언(五方內外安慰諸神眞言)을 외우게 된다.

이는 진언 명칭상 동·서·남·북 사방(四方) 및 중앙 등 다섯 방위와 상하 허공에 위치한, 곧 온

천지에 머물고 있는 모든 신(神)들을 편안케 하고 위로코자 외우는 진언인 바, 그럼에도 그 내용을

살펴 볼 것 같으면 위 진언은 제신(諸神)을 안위(安慰)케 한다는 뜻보다는 '준제보살 내지

성중(聖衆)들을 도량에 청해 모시는 진언'으로 소청진언(所請眞言)의 의미를 갖는다.

이렇듯 자신 입[口]을 맑히고 모든 신(성중<聖衆>)들을 청해 모신 다음, 비로소 진언(眞言) 혹은

다라니(陀羅尼)를 외우게 된다.

그러나 경전·다라니 등을 독송하기 전에 개경게(開經偈) 및 개법장진언(開法藏眞言)을 외워야

하는데, 이것은 경전 혹은 다라니를 외움으로서 부처님의 높은 가르침을 다 알아들을 수 있기를

원한다는 일종의 기원[開經偈]인 동시에 부처님 가르침의 창고에 이르러 그 창고의 문을 열어

젖힌다[開法藏]는 뜻을 갖는다.

부처님 법(法)의 문(門)은 '개법장진언' "옴 아라남 아라다"를 외움으로서 비로소 열리게 된다.

그러므로 이 진언은 일종의 창고 열쇠가 되어 이 열쇠가 없는 한에 우리는 부처님 법을 얻어

가질 수도, 그 참뜻을 알아들을 수도 없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부처님 법(法)의 창고 문을 열어 젖힌 뒤 비로소 경전 및 다라니·진언 등을 외우게 되는데,

흔히 도량석에 쓰이는 진언 및 다라니·경문(經文)으로는 사대주(四大呪)와 천수경(千手經),

의상조사(義湘祖師)의 법성게(法性偈), 반야심경(般若心經), 해탈주(解脫呪), 그리고 스님에

따라서는 경허스님의 참선곡이며 보조스님의 계초심학인문 또는 원효스님의 발심수행장 등을

독송하기도 한다.

이러한 도량석(道場釋) 요식 절차는 부처님 당시의 한 사건, '바이샬리(Vai l )의 기근'으로부터

유래된다.

다음은 [중아함경(中阿含經)]에 나오는 이야기로, 부처님 성도(成道) 후 5년경의 일로 추정되는

사건이다.

당시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 Rajgir) 죽림정사(竹林精舍)에 머물고 계셨는데, 때마침 이웃나라

바이샬리에서는 오랜 가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었다.

질병 또한 유행하여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곳 바이샬리 사람들은 바라문교의 전통적 방식에 따라 신에게 제사를 지내기도 하였고,

당시 유행하던 쟈이나교 및 육사외도(六師外道)의 지도자들을 모셔 그 재난을 해결코자 했으나

모두 실패하자,

마침내 부처님 위신력에 의지코자 하는 생각이 들어 당시 왕사성에 머물고 계신 부처님께 사신을

보내 부처님을 청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부처님께서 뗏목을 타고 갠지스강을 건너 30리쯤을 지나 바이샬리 땅을 밟으시자 모든

염병의 독기는 맑아졌으며, 병의 기운은 문득 힘을 잃기 시작하였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제자 아난다에게 명하여 『보경(寶經, Ratna s tra)』이라 불리는 경전을

외우게 하셨으며, 아난다가 『보경(寶經)』을 외우며 성벽을 돌 때 부처님께서는 그 뒤를 쫓아

성 곳곳에 발우에 담긴 맑은 물을 뿌리셨는 바, 모든 악기(惡氣)는 스스로 쫓겨가고 염병은 그치게

되었다'는 것이다.

(2) 사방찬(四方讚)

위 도량석(道場釋)의 기원을 '바이샬리의 기근'에 두고 있음은 사방찬(四方讚)에 이르러 명백히

드러난다.

사방찬이라 함은 사방(四方), 즉 동·서·남·북의 방위에 대한 찬탄을 드러내는 대목으로 여기

사방찬의 구절을 인용해 보면,

일쇄동방결도량(一灑東方潔道場)
이쇄남방득청량(二灑南方得淸凉)
삼쇄서방구정토(三灑西方俱淨土)
사쇄북방영안강(四灑北方永安康)

처음 동방에 (물을) 뿌려 도량을 청결케 하였고
다음으로 남방에 (물을) 뿌려 청량함을 얻었으며,
또다시 서방에 (물을) 뿌려 정토를 이루었고
또 북방에 (물을) 뿌려 길이 평안하리니

이상에서 볼 수 있듯 사방찬의 각 구절들은 '(물을) 뿌림[灑]'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볼 때,

도량석의 기원 자체에 대한 바이샬리의 기근에서의 물을 뿌렸음과의 동일성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여하튼 도량석이란 의식(儀式)을 통해 동·서·남·북 모두에 사악한 기운 사라졌고, 도량은 청정함과

아울러 서방정토(西方淨土)에서와 같은 평안함을 이루게 되었음을 찬탄하고 있는 사방찬(四方讚).

이어 도량송은 도량찬(道場讚)에 이르러 그 막을 내리게 된다.

(3) 도량찬(道場讚)

도량찬이란 도량을 찬탄함에 그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인 바, 그럼에도 도량찬에서는 찬탄의 성격과

아울러 하늘 신들의 도움을 바란다는 내용이 그 중심을 이루고 있다.

곧 진언(眞言)을 외움과 함께 깨끗한 물을 뿌려 도량을 청정케 하였으니, 하늘 신들께서는 이곳

도량에 내리시어 나에게 도움을 주십시오 하는 말이다.

도량청정무하예(道場淸淨無瑕穢)
삼보천룡강차지(三寶天龍降此地)
아금지송묘진언(我今持誦妙眞言)
원사자비밀가호(願賜慈悲密加護)

도량은 깨끗하여 티끌 만큼의 더러움도 없나니,
불(佛)·법(法)·승(僧) '삼보'와 '천·룡'(및 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등 하늘의

군사들)은 이 땅에 내려오소서
내 지금 신묘한 진언을 외우노니
원컨대 자비로이 은밀한 도움을 주십시오

이상 도량송(道場誦)의 전체 구성 및 그 각각의 의미성에 대해 알아 보았는 바, 여기에는 물[水]을

뿌린다는 종교적 의식과 함께 목탁(木鐸)이란 법구(法具)가 동시에 사용되고 있다.

그리하여 도량석(道場釋)을 달리 목탁석(木鐸釋)이라 말하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전통 관례에

따르면 도량송의 전체 진행에는 목탁 대신 석장(錫杖, 육환장<六還杖>) 또는 요령(搖鈴)이 사용

되었던 것 같다.

이중 석장(錫杖)에 대해 말하자면, 이것은 비구(比丘)가 항시 지녀야 할 비구 18물 중 하나로 윗

부분에 6개의 고리가 달려 있는 까닭에 육환장(六還杖)이라 불리며, 이것을 땅에 울려 소리가

나게 함으로서 이른 새벽 도량에 널려 있는 해충들을 쫓음과 동시에 아침 기상을 알리는 신호로

사용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물고기를 형상화한 목탁(木鐸)을 사용한 것은, 잠자는 순간에까지

눈뜨고 있는 물고기의 외양을 본떠 그 목탁을 울림으로서 혼정(昏情)에 빠진 수행자들을 독려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풀이될 수 있을 것이다.

'바이로챠나 > 불교입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방불교  (0) 2011.08.03
북방불교  (0) 2011.08.03
불자의 예절  (0) 2011.08.03
경전(經典)   (0) 2011.08.03
사찰(寺刹)·, 산문(山門)  (0) 2011.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