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禪寺)에서 법당의 동북쪽에 달아놓은 큰 북.
홍고(弘鼓)라고도 한다. 주지의 상당(上堂)·소참(小參)·보열(普說)·입실(入室) 등의 법요 의식에 쓰이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아침·저녁 예불 때와 법식(法式)을 거행할 때 이 북을 친다. 이때 북을 치는 이유는 축생의 부류를 제도하기 위해서이다.
법고, 부처님 말씀
《법화경》 권1 〈서품〉에 “어떤 불자는 대중에게 법을 연설할 때 듣기 좋은 말솜씨로 모든 보살 교화하고 마왕의 군사를 깨뜨리고 법의 북을 크게 친다.”하여 우레와 같은 북소리는 삿된 것을 깨드리는 상징성이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아마 부처님께서 큰 법문을 말씀하시며, 큰 법비를 내리시며, 큰 법소라를 부시며, 큰 법북을 치시며, 큰 법의 뜻을 연설하신다.”하였다. 《대법고경》에 보면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서 설법을 하고 계신다는 것을 안 파사익왕은 북을 치고 소라를 불며 설법하는 곳에 이르자 부처님은 아난에게 큰 북을 치라고 이르시고 법을 설하기 시작하였다.” 하여 법고를 울리는 것은 부처님의 말씀을 나타내 보이심을 알 수 있다.
▲ 하동 쌍계사 법고. |
악기 북과는 상징적 큰 차이 있어
뿐만 아니라 《불임열반기법주경》을 보면 “나는 이미 모든 하늘사람들을 위하여 큰 법의 소라를 불었고, 큰 법의 북을 쳐서 어두움에 잠든 긴 밤을 깨웠고, 모든 하늘 사람들에게 법의 깃발을 세웠고, 그리하여 법의 횃불을 밝혀서 모든 것을 두루 비추어 어두움을 없앴으며, 모든 중생들에게 법의 큰 다리를 놓고 큰 법의 배를 만들어 사나운 물속에 빠진 중생들을 모두 구제하였다.”하여 사찰에서의 법고는 중생의 무명을 깨우는 중요한 법구(法具)로 특히 어리석음이 원인이 되어 태어난 축생(畜生)의 이고득락(離苦得樂)을 위해 아침저녁 예불 시에 울려 일반적으로 신호를 나타내거나 악기로 다루는 북과는 상징적으로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법고의 상징성으로 법고를 올려놓는 법고대(法鼓臺) 또한 상서롭게 장엄을 하였다. 법고대를 연꽃이나 구름 모양 또는 사자의 형상, 거북형태 등 다양하게 만들어 삿된 것을 깨뜨리고 정법을 펴는 부처님의 말씀을 더욱 장엄하였다.
▲ 해남 미황사 법고대. |
사찰 중요의식에 빠짐없이 등장
또한 법고는 사찰의 중요 의식에 사용된다. 영산재(靈山齋)나 생전예수재(生前預修齋), 수륙재(水陸齋) 등등 사찰의 중요 의식에 법고춤이 등장된다. 북 가장자리를 테두리를 긁어서 울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북의 정면에서 두 손으로 북채를 잡고 두드리기도 하고 북을 등 뒤에 두고 허리를 휘어서 치기도 하며, 양손을 엇갈려서 치기도하여 그 춤사위가 크고 울림이 커서 강열한 느낌을 준다.
새벽산천을 깨우는 법고소리나 저녁노을에 듣는 법고의 울림은 모든 것이 근원에서 나와서 근원으로 돌아가는 일원상(一圓相)을 느끼기에 충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