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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경 [般若經, Mahaprajnaparamitasutra]

왈선생 2011. 6. 12. 09:42

 

정식 이름은 마하반야바라밀다경(摩訶般若波羅蜜多經).

흔히 반야경으로 불리는 많은 경전의 총칭.

 

반야경이라는 경전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며, 최초로 대승(大乘)을 선언한 경전으로서 대승불교의 선구로 인정된다. 이 명칭으로 한역(漢譯)된 경전만 해도 42종에 이르며, 다양한 산스크리트 원전과 티베트 번역본이 있다. 보살의 실천인 6바라밀은 '반야바라밀' 즉 완전한 지혜를 기본으로 한다는 사상을 기반으로 하여, 보살의 수행은 특히 삼매(三昧 Samadhi)의 상태를 목표로 삼으며 혹은 그 상태에 들어가 일체(一切)의 것은 ()이라고 직관해야 한다는 것, 또는 삼매의 상태에서 완전한 지혜가 획득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아울러 경전 자체의 독송에 중점을 두는 동시에 경전 숭배를 권장하기도 한다. 여기서 반야바라밀이란 단적으로 말하면 '지혜의 완성'이며 그 실제 내용은 공사상(空思想)을 바탕으로 삼는다. 그것은 부파불교(部派佛敎), 특히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가 구축한 실체적 사고를 강하게 비판하고 부정하는 데서 유래한다. 그리고 이의 실천을 떠맡는 주체는 새롭고 자유로운 관점을 지니고서 현실의 일상생활에서 타인과 함께 활약하는 대승의 보살이다. 반야경에 의하면, 반야바라밀은 부처의 깨달음을 구하는 동시에 중생의 구제를 서원(誓願)하는 이 보살의 수행덕목인 6바라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간주된다. 또 진실한 지혜인 반야의 획득은 중생에 대한 무한하고 사심이 없는 자비심(慈悲心)의 작용으로 나타난다. 그뿐만 아니라 보살이 부처의 지고한 깨달음을 구하는 것은 결국 구제능력의 완성을 목표로 삼는 것이라고도 한다. 반야경에 전개된 반야바라밀의 특징은 어떠한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것인데, 이런 의미에서 초기불교 이래의 공사상, 나아가서는 실천방법으로서 공관(空觀)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반야바라밀의 사상은 여러 형태로 다른 대승경전에서 계승되어, 직접적·간접적으로 반야바라밀에 관한 교의를 전개하게 되었다.

반야경은 계통을 달리하는 10종 이상의 경전군()을 형성했는데, 각 계통은 적어도 600년 정도의기간에 걸쳐 증광을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8천송반야경 八千頌般若經〉·〈25천송반야경 二萬五千頌般若經〉·〈10만송반야경 十萬頌般若經〉이 있고, 짧은 것으로는 〈금강반야경 金剛般若經〉·〈반야심경 般若心經〉 등이 있다. 중국의 현장(玄奘)이 이런 여러 계통의 반야경전들을 번역해 모아놓은 〈대반야바라밀다경 大般若波羅蜜多經〉은 600권에 이르는 거대한 경전군을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반야경전의 계통을 분류하는 데는 여러 견해가 있지만, 보통 다음과 같은 12종으로 나눌 수 있다. ① 소품(小品) 계통에는 〈88송반야경〉 등 15종이 포함되며, 이중 유명한 2종은 현장 역() 600권의 제4와 제5에 상당한다. ② 대품(大品) 계통에는 〈25천송반야경〉이나 현장 역 600권의 제2와 제3 등을 포함한 9종이 해당된다. ③ 산스크리트 본의 〈10만송반야경〉에는 약 4종이 있으며, 현장 역 600권의 제1에 상당한다. ④ 금강경의 원래 명칭은 금강반야경으로 특히 선()과 관계가 깊으며, 이에 상당하는 것으로 10종이 있고 현장역 600권에서는 제9가 이에 포함된다. 문수(文殊)반야경에는 7종이 있고, 현장 역 600권에서 제7에 해당한다. ⑥ 유수(濡首)반야경에는 2종이 있고, 현장 역 600권에서 제8에 해당한다. ⑦ 승천왕(勝天王)반야경에는 2종이 있고 현장 역 600권에서는 제6에 해당한다. ⑧ 이취경(理趣經)에는 9종이 있는데 밀교와 깊은 관계가 있어서 반야경의 최후기 단계에 속하는 듯하며, 현장 역 600권에서는 제10에 해당한다. ⑨ 현장 역 〈대반야바라밀다경〉의 나머지 부분인 제11~16은 한 무리를 형성하지 않으나 3종이 있다. 반야심경의 원래 명칭은 반야바라밀다심경이며, 14종을 헤아리나 원전은 소본(小本)과 대본(大本) 2종이 있다. 300자가 채 못 되는 현장 역으로 가장 널리 유포되어 있는 것은 소본에 속한다. 인왕(仁王)반야경에는 중국에서 작성된 2종이 속한다. ⑫ 기타 2종이 있다.

위의 분류에서 소품에 속하는 〈도행반야경 道行般若經〉의 최초 부분이 반야경전들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반야경전 대부분은 스스로 그것이 남방(南方)에서 기원한 것임을 천명하며, 또 그 대부분은 한결같이 상당히 유사한 표현을 반복하고 있다. 대승불교가 다양하게 전개되는 과정에서 반야경은 부처 중심의 대승불교를 법() 중심의 종교로 되돌리는 역할을 했다. 즉 깨달음을 향한 수행의 도()를 고양하고 재가(在家)로부터 출가(出家)로 전환시켜 대승불교의 전문화를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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