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제(薦度祭)또는 천도재(薦度齋)라고 하는데 천도재라는 표현이 맞지만 주로 천도제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천도재의 천(薦)은 천거함을 의미하고, 도(度)는 죽은 영혼이 내생(來生)의 좋은 곳에 다시 태어나는 길을 안내하고, 그 방법을 가르쳐 주며 이끌어 주는 법도를 말하고, 재(齋)는 집을 의미하지만 의식행위를 말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지 않을 수 없고,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고, 모든 것이 없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육체는 곧 없어지지만 영혼은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업식(業識)에 따라 이 몸에서 저 몸으로 몸만 바꾸어 환생하면서 끝없이 윤회하는데 이 영혼을 하나의 개체라고 인정하여 영가(靈駕)라고 부릅니다.
천도제는 진언으로 영가를 불러 이승의 미련이나 집착을 끊어 버리라는 내용인 無常法門을 들려주고 善神의 위신력과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往生極樂토록 안내하고 기원하는 의식입니다
천도제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몇 가지 분류해 보겠습니다.
49제(四十九濟)
- 사람이 죽은 후 49일간 중음신(中陰身)으로 있으면서 염라대왕으로부터 7일마다 한번씩 7번의 재판을 받게 되는데 이때 스님이 염불로 법문을 하여 주어 영가를 맑게 하며 영가를 대신하여 변호사(?)의 역할로 염불로 변론을 하면서 제를 지내주는 것입니다.
일반(一般) 천도제
- 여러 가지 사정으로 죽었을 때, 바로 49제를 지내드리지 못한 영가를 뒤에 천도제를 지내 드리는 것입니다.
조상(祖上) 천도제
- 집안에 우환이 자꾸 일어나는 경우 또는 특히 바라는 소원이 있을 경우 친가와 외가 쪽의 모든 조상의 영혼을 천도해 드리는 것입니다.
합동(合同) 천도제
- 일년중 칠월백중(음력7월15일:우란분절)날 절에서 여러명의 영혼을 합동으로 천도제를 지내드리는 것입니다.
수륙재(水陸齋)
- 물에 빠져죽은 영혼이나 육지에서 죽은 영혼을 합동으로 좋은 날을 받아 주로 바닷가 백사장이나 강가에서 큰 단을 만들어 괘불을 걸고 부처님을 모시고 하는 큰 천도재입니다.
영산재(靈山齋)
- 원래 뜻은 영축산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설법을 듣는 축제의 모임을 말하지만 지금은 유주 무주에 떠돌아다니는 여러 고혼에 대하여 합동으로 천도제를 지내는 것으로 운동장이나 강당 같은 곳에 단을 만들어 괘불을 걸고 부처님을 모시고 하는 큰 천도재입니다.
예수제(豫修齋)
- 사람이 죽은 후에 천도제를 지내주는 것이 아니고 살아있을 때 미리 천도제를 지내는 것으로 생전예수재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지은 과보와 업장을 소멸하는 의미도 함께 있으며 매 윤년에 절에서 합동으로 천도제를 지내는 것을 말합니다.
수자령(水子靈) 천도제
- 살아있는 자녀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태아령(중절, 낙태, 유산등으로 엄마의 배속에서 죽은 영혼)을 천도시키는 것입니다.
구병시식(救病施食)
- 몸에 붙은 착신영혼(귀신)으로 인하여 빙의(憑依)가 되어 원인없는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을 치료하기 위하여 귀신을 좇아내는 의식을 말합니다.
그러면 불교에서 천도재가 무엇인지 한번 살펴본다면 조상의 영혼이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길 기원하는 제사라고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저승으로 가되 지옥 같은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극락 같은 좋은 곳으로 가길 비는 것입니다.
저승의 심판관들에게 자비를 요청하는 제사이기도 합니다.
근거는 목련경, 부모은중경 등입니다.
일종의 孝 관념으로 유교와 결합하면서 생긴 풍습인 듯 합니다.
천도제는 일종의 패자부활전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억울하게 죽게 되면 중음신으로 이승을 떠돈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억울한 영혼이 영계로 갈려면 산자의 간절한 기도 바로 천도제가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영혼이 억울하게 죽게 되면 자신을 위해 천도제를 올려 줄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3차원 물질계의 사람들에게 영혼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접근을 하면 산사람에게 화를 끼치게 되는 데 예를 들어 이유 없이 아프다든지 사업이 안된다 던지 꿈자리가 뒤숭숭하던지 교통사고가 난다던지 영혼들도 그렇게 화를 입게 되는 걸 어쩔 수가 없습니다.
마치 아기가 엄마에게 밥 달라는 의사표현을 우는 걸로 밖에 할 수 없는 처럼 그렇게 해도 천도제를 살아 있는 자가 해주지 않으면 영혼은 끝없이 떠돌게 될 뿐입니다.
비유를 들면 靈界에선 그 중음신에게 `니가 살아있을 때 행동을 어떻게 했길래 너를 위해 기도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냐. 심지어는 니 자식까지도 말이다. 넌 좀 더 고생해라` 이런식이죠. 이런 이치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천도는 억울하게 죽은 영혼에 대한 패자부활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천도제를 지내는 과정은 먼저 이 천도제를 지내는데 도움을 줄 삼신(三神)과 선신(善神)을 불러 접대하고 앉힌 후 죽은 영가를 불러 깨끗이 목욕시키고 새 옷으로 갈아입힌 후 좋은 음식을 접대하고 좋은 곳으로 가 다시 태어나는 길을 안내하고 인도하며 그 방법을 가르쳐주는 과정으로 성현(聖賢)의 말씀을 염불로 전달하면 영가는 식(識)이 맑아 그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알아듣고 염불하는 스님과 서로의 마음이 교류되는데. 염불 내용은 살아생전의 못다한 욕망과 집착을 끊어버리고 불생불멸(不生不滅)의 도리를 증득(增得)토록 하는 가르침입니다.
목욕은 영가가 살아생전 알게 모르게 지은 모든 죄와 업(業)을 씻는 것으로 관욕(灌浴)이라고 하는데 법당 한 구석에 병풍을 쳐서 관욕실을 만들어 향탕수(香湯水)로 목욕하게하고 해탈복(解脫服)으로 바꾸어 입힙니다.
혼령을 부르고 접대하는 것은 당령(當靈:제사를 지내는 당해 영가)뿐만 아니라 먼저 돌아가신 조상님을 비롯한 모든 일가친척과 외가 친가 형제자매 질손까지 부르고 무주고혼으로 떠도는 모든 영가들을 불러 같이 접대를 한다.
또 영혼을 부르고 접대할 때 재단주위의 사악한 기운을 없애는 의미로 바라작법(바라춤)을 하고 영가가 이승의 세계에서 벗어나 저승세계로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라는 의미로 나비작법(나비춤)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천도제에서 하는 염불과 내용 중 몇 가지만 우리말로 풀이해 보면, 혼령을 부르는 과정과 법문에서
“신령스런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우나 이제 생을 다하여 황천객이 되었으니 꿈같은 몸 생각 버리고 향과 등불로 삼가 청하오니 혼백은 이 자리에 편안히 앉어소서.”
영가시여 고개를 들고 수그리는 순간마다 분명하게 존재하는 그것을 알아보고 듣고 지작하여 한 순간 확실하게 그 진리를 깨닫고 체득하면 굶주리고 허기진 고통에서 영원히 벗어나게 되니 부처님의 위신력과 가피력을 의지하여 이 재단에 오셔서 저희들이 올린 음식을 받으시고 생사(生死)없는 법을 확연히 깨달어소서.”
“태어날 땐 어디에서 왔었으며 돌아갈 때는 어디로 가시나요. 태어나는 것은 한 조각의 뜬구름이 생기는 것과 같고 죽는 것은 한 조각의 뜬구름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것이니 뜬구름은 본래부터 그 자체가 없는 것이거늘 태어나고 죽는 것이 또한 어디 있겠느뇨?.
그러나 형체는 없지만 항상 존재하며 죽음에 따르지 않는 홀로 묘한 한 물건만은 있으니 이것이 무엇인지 아시겠습니까? 어디에 사는 누구 영가시여 오늘 누가 정성으로 차린 이 재단에 오시어 이 좋은 가르침을 들으시고 음식을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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