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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불(燃燈佛)

왈선생 2011. 8. 2. 14:05

연등불/연등부처님

 

연등불(燃燈佛)
또는 연등부처님은 과거세에 출현하여  석가모니불에게 수기를 준 부처님으로 유명하다.
연등불(燃燈佛)은 산스크리트어로는 디팡가라(Dipamkara)라 하는데, 이를 의역하여 정광(定光)여래· 등광(燈光)여래· 보광(寶光)여래· 정광(錠光)여래· 연등여래라고 하며, 음역하여 제화갈라· 제원갈이라고도 한다.
과거세에 유동(선혜)보살로서 보살계를 닦고 있을 때 이 보살은 스스로 부처가 되겠다는 서원(誓願)을 세웠다. 그러던 중 어느날 연등불(燃燈佛)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는 길가에서 기다리다가 7송이의 연꽃을 부처님에게 공양하였다. 연등불은 미소로써 이를 받으시고는 ‘너는 미래세에 석가모니불이라는 부처가 될 것이다’라는 수기를 주셨다고 한다. 그리고 또다른 인연은 연등불이 오신다는 말을 듣고는 공양물을 준비하지 못해 스스로 진흙길에 엎드려 몸을 밟고 지나가시게 하여 수기를 받았다고도 한다. 이를 연등불수기(燃燈佛授記)라고 한다.


연등부처님의 수기(授記)

 

연꽃 전통문양


연등부처님은 제타위국의 등성치라고 하는 임금의 첫째 아들로 태어났다. 등성치왕은 태자가 태어나자해와 달이 필요 없을 정도로 온 세상이 밝아지는 신비한 모습을 보고 태자의 이름을 연등(燃燈)이라고 지었다. 제타위국은 땅이 기름져 곡식은 잘 자라 풍요롭고 태평하였다. 백성들은 수명도 길고, 마음씨도 곱고, 인자하며, 부모에게 효도하며, 어른들에게 공경하였다.


연등태자는 어릴 때부터 총명하여 세상에서 비길 이가 없었다. 이에 아버지 등성치왕은 연등태자를 끔찍이 사랑하였다. 그러나 아버지 등성치왕은 오래 살지 못하고 그만 목숨을 마쳤다. 왕은 임종에 이르러 나라의 임금을 연등태자에게 맡기려고 하였으나, 태자는 세상의 무상(無常)을 깨닫고 있던 터라 동생에게 임금의 자리를 양보하고서 수행을 위해 숲속으로 떠났다. 연등태자는 산숲의 나무 아래로 나아가서 수염과 머리털을 깎아 없애고 법복을 입어 비구가 되었다. 연등비구는 부지런히 고행하면서도 괴로움이라 여기지 않고, 마음을 비워 고요함을 즐겼다.
사사로운 욕심을 내지 않았으며, 자기의 것을 덜어서 보시하였고, 지극 정성으로 계율을 지켰으며, 겸손하였고 욕망을 참아내었다. 또한 성인의 지혜를 배울 때는 용맹스럽게 힘써 배웠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수행에 전념하였다. 그리고 가난하고 불쌍한 이를 가엾이 여겨 구휼하였으며, 근심하고 슬퍼하는 이를 위로하였다. 이렇게 수행한 지 만 육천년이 되어서 마침내 위없이 지극히 높은 깨달음을 이루어 거룩한 부처님이 되었다.


연등부처님(燃燈佛, DIpamkara)은 깨달은 진리를 가르치기 위해 수행자들을 교화하였다. 수행자들은 연등부처님의 설교를 듣고 모두 깊은 깨달음을 얻어 아라한이 되었다. 부처님은 잠시도 쉬지 않고 진리를 배우고자 하는 이에게는 언제나 가르침을 주었다. 그리고 마을에도 가서 사람들을 교화하여 연등부처님이 지나는 마을마다 평화로운 음률이 가득차게 되었다. 연등부처님이 가는 곳마다 중생들을 교화하여 수많은 비구들이 그를 따라 긴 행렬을 이루었다.

지나는 길마다 자비의 광명이 거리를 환하게 비추어 그 모습을 보는 이는 누구나 환희심에 가득 찼고, 음성을 듣는 이는 누구나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이렇게 오랜 세월동안 중생들을 교화하다가 연등부처님은 발걸음을 고향으로 향하였다. 수많은 비구들이 연등부처님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부처님의 고향을 향하고 있었다. 거대한 긴 행렬은 멀리서 바라보면 도도히 물결이 흘러가는 듯 장관을 이루었지만 고요하여 먼지 하나 일어나지 않았다. 모두 연등부처님을 따라 깊은 선정에 잠겨 걷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여러 날을 걸어 고향인 제타위국까지 얼마 남지 않아 일행들은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피해 나무숲의 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 때 제타위국의 임금과 신하들은 거대한 연등부처님의 행렬을 보고 <연등부처님과 대중이 우리나라를 빼앗으려고 온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모두가 함께 긴급히 의논하여 <군사들을 일으켜 먼저 공격하여 쫓아내고 절대 나라를 내주어서는 안된다.>라고 마음을 모아, 즉시 부대를 인솔하여 연등부처님에게로 달려갔다.


연등부처님은 신통력으로 제타위국의 임금과 신하들의 마음을 미리 아시고는 신통변화로 넓고 큰 성을 만들어 제타위국의 군사들이 더 이상 나아오지 못하게 하였다. 그리고 성을 유리처럼 안이 들여다보이게 만들었는데, 제자들도 모두 연등부처님과 같은 부처의 모습으로 만들었다. 이것을 본 제타위국의 왕은 곧 두려움과 의심이 풀리어 마음이 편안하게 되었다. 왕은 연등부처님께 나아가서 예의를 다하고 스스로의 잘못을 반성하면서 <제가 성품이 고루하고 둔해서 나쁜 뜻으로 부처님께 공격하려 했습니다. 어리석은 저의 잘못을 용서해 주십시오. 돌아가셨다가 7일 후에 다시 오시면 공양물을 마련하여 지극한 예로 모시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연등부처님은 제타위국왕의 뜻을 아시고 잠자코 곧 돌아가셨다.


제타위국왕은 부처님을 받들어 맞이하는 방법에 맞게 모든 준비를 갖추라고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신하와 백성들은 먼저 국토를 장엄하기 위해 도성의 주변둘레 40리를 평평하게 고르게 하여 향즙을 땅에 뿌리고, 금과 은이며 값진 옥의 칠보 난간과 아름답게 장식된 여러 깃발을 세우고, 비단과 꽃 일산을 성문과 거리에 장엄하게 꾸몄다. 그리고 거문고를 타고 악기를 울려 하늘나라처럼 음악이 울리도록 하고, 꽃을 흩뿌리고, 연등을 밝히고, 가장 좋은 향을 사르면서 공경히 길 곁에서 연등부처님을 모실 준비를 하였다. 왕은 7일동안 정성을 다해 대접할 공양준비를 끝내고는 각종의 꽃을 지닌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팔거나 가지지 못하게 하고, 가지고 있는 꽃은 모두 왕궁으로 가져오게 하였다. 그리고 왕은 여러 신하들과 함께 연등부처님을 맞이하기 위해 성문 밖 부처님 오시는 곳으로 향하였다.


한편 부처님께서는 제타위국왕과의 약속을 기억하시고, 그 나라의 백성들을 가엾게 여기어 여러 제자들에게 <제타위국에 갈 준비를 하여라. 제타위국왕의 초청을 받아들일 것이다>라고 분부하였다. 비구제자들은 곧 부처님과 함께 본국으로 나아갔다. 그 때 연등부처님께서 <너희들은 이렇게 공양을 마련하고 잘 꾸민 광채를 눈으로 보느냐. 옛날에 내가 여러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면서 공양하고 장엄한 것도 지금과 같았느니라.>라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시면서 옛일을 기억하셨다.


이 때 나이어린 무구광이라고 하는 동자가 제타위국을 지나고 있었다. 무구광 동자는 어리지만 총명하고 슬기로운 수행자였다. 그는 산과 숲에 은둔하여 선정에 들기를 좋아하였고, 스승으로부터 비밀리에 전해오는 지식들도 많이 배워 알고 있었다. 무구광 동자가 제타위국의 도성에 도착했을 때, 마침 도성의 사람들이 연등부처님을 맞이하기 위하여 거리와 집을 장식하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본 무구광 동자는 행인에게 <무슨 일 때문에 이렇게 거리와 집을 장식하고 계십니까?>라고 물었더니, 행인은 <부처님이 오시기 때문에 이렇게 장식하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무구광 동자는 부처님이라는 말을 듣고 기뻐하다가 곧 숙연해지면서 <부처님은 어디서 오시며, 어떻게 공양하면 됩니까?>라고 물었다. 행인이 <오직 꽃과 향, 비단 깃발만으로 공양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무구광 동자는 곧바로 부처님께 올릴 공양거리를 구하기 위해 분주히 두루 돌아 다녔지만 끝내 구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제타위국왕만이 부처님께 꽃과 향을 공양하도록 명령하였기 때문이었다. 이에 무구광 동자는 몹시 실망하고 말았다.


연등부처님은 멀리서도 무구광 동자의 마음을 알아채시고 천안통으로 무구광 동자를 보고 계셨다. 그 때에 어느 한 여인이 꽃을 듬뿍 담은 화병을 안고 무구광 동자가 있는 곳을 지나고 있었다. 무구광 동자는 곧 그 여인에게 나아가 은전 500전으로 꽃 다섯 송이를 사고 싶다고 하였다. 여인은 <이 꽃의 값어치는 5, 6전 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동자께서는 왜 500전으로 꽃을 사려고 하십니까? 지금 소원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무구광 동자는 <이 꽃으로 부처님께 공양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제석, 범왕, 악마왕, 사천왕, 전륜성왕이 되기를 소원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부처가 되어 온 세상의 중생을 구제하고자 소원합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여인은 <장하십니다. 소원을 빨리 이루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제가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면 당신의 아내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였다. 이 같은 말을 들은 무구광 동자는 <나는 청정한 수행을 하여 함이 없는 도[無爲道]를 구하고 있으므로 태어나고 죽는 윤회의 인연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여인은 <당신이 저를 가엾이 여겨 제가 원하는 것을 들어 주시겠다면 이 꽃을 팔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 꽃을 팔 수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바로 그 때 무구광 동자는 전생을 생각하면서 그 여인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녀는 오백생애 동안을 지내오면서 자신의 아내였음을 알았다. 이에 무구광 동자는 여인의 요청을 허락하였다. 그러자 여인은 기뻐하면서 꽃을 전해주면서 <저는 연약한 여인이므로 연등부처님을 나아가 뵈올 수 없습니다. 두 송이 꽃을 맡기오니 부처님께 올려 주십시오.>라고 하며 떠나갔다.

그 무렵 연등불은 국왕과 신하와 백성들에게 수천 겹으로 에워싸여 제타위국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무구광 동자는 연등부처님께 나아가 꽃을 흩으려 하였지만 도저히 사람들의 물결 속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연등부처님은 무구광 동자의 지극한 뜻을 아시고 신통력으로 땅을 질펀하게 만들어 사람들을 양편으로 갈라서게 하였다.


이에 무구광 동자는 연등부처님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어 다섯 송이 꽃을 부처님께 뿌렸다. 꽃들은 모두 공중에 머물다가 해를 가리는 우산[日傘]으로 변화되어 모든 사람들을 덮었으며 두 송이 꽃은 연등부처님의 양 어깨위에 머물러 있었다. 무구광 동자는 더욱 기쁜 마음으로 머리카락을 풀어 땅에 깔며 <부처님이시여. 제 머리카락을 밟고 나아오시옵소서.>라고 하였다. 연등부처님은 <어떻게 네 머리카락을 밟을 수 있겠느냐?>라고 하셨다. 무구광동자는 <오직 부처님만이 밟으실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연등부처님은 이에 머리카락을 밟으시고 서서 웃으셨다. 연등부처님의 입안에서 오백 가지의 광명이 나와 입으로부터 일곱 자를 떠나서는 두 줄기로 나누어졌다.
한 줄기의 광명은 부처님을 세 번 돌고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다가 다시 정수리로 들어갔다. 그리고 나머지 한 줄기의 광명은 18개의 지옥을 비추었는데, 그 빛을 받은 지옥의 고통 받는 중생들이 한꺼번에 편안해졌다.
여러 제자들은 연등부처님께 <부처님은 헛되이 웃으시지 않습니다. 웃으신 그 뜻을 저희들에게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가르침을 청하였다.
연등부처님이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이 동자를 보느냐?>
<네 보았습니다>
<이 동자는 수 없이 윤회하는 세월 동안 청정한 수행을 하여 욕심을 버렸고, 평등한 사랑으로 덕을 쌓아 이제 그 열매를 얻었다.>라고 하셨다.

그리고 연등부처님은 동자에게 <너는 미래에 부처가 되어서 나처럼 지혜와 자비로 모든 하늘과 사람들을 제도할 것이다. 그 때 그대의 이름은 석가모니이다.>라고 수기를 내려주시었다.
이때부터 미래에 석가모니 부처님이 될 무구광 동자는 극진히 연등부처님을 받들어 섬기었고, 연등부처님이 열반하기까지 계율을 깨끗이 받들고, 정법을 수호하였다. 그리고 중생들에게 평등한 사랑을 베풀고 구제하는데 게으르지 않다가 목숨을 마치고 하늘나라 도솔천에 올라갔던 것이다. 무구광 동자는 도솔천에 올라가서 호명보살이라 불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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