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림성(吉林省,지린)

차간호 겨울 고기잡이

왈선생 2012. 1. 13. 09:56

 

 

 

 

 

 

 

 

 

 

 

 

 

 

 

 

중국의 동북쪽에 위치한 지린성, 헤이룽장성, 네이멍구 자치구 지역인 이곳은 고조선, 부여, 금, 청, 만주국의 지배를 받아온 땅이다. 여러 민족이 뿌리를 내린 이곳의 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다. 그야말로 이곳의 겨울은 영하 20도에서 30도를 넘나들며 '눈과 얼음의 땅'이 되는 것이다.

 

중국 지린성의 쑹위시안시에 위한 차간호는 몽고어로 백색의 신성한 호수라는 뜻이다.차간호는 서울 면적의 3분의2 크기의 중국 북부 최대 담수호로 이곳 어민들 삶의 터전이다.연간 어획량이 5천톤 이상인 차간호는 이 지역에 천년간 이어져 내려오는 겨울 고기잡이가 유명하다.

 

징기스칸은 금나라를 정복한후 9만명의 몽고 기병을 거느리고 차간호를 숭배하며 제를 지냈었다.매년 12월이 되면 어민들은 이곳의 고유한 방법으로 고기를 잡기 시작한다.꽁꽁 얼어붙은 차간호의 표면에 구멍을 뚷고 길이3000m 너비 2m의 그물을 넣어이루어지는 전통적인 고기잡이는 한달간만 할수 있다.때문에 영하30도의 살을 에이는듯한 강추위속에도 새벽4시 부터 해질 무렵까지 이들의 작업은 쉼없이 계속된다.하지만 차간호의 사람들은 고된 노동조차도 신성시 여긴다.그것은 차간호가 주는 풍어의 풍요로움속에 소박하면서도 넉넉한 생활을 영위해 나간다.

(출처:항상여기이자리에)

 

 

중국속의 에스키모, 차간호어부들

 

산 사람은 산을 먹고 살고 물 사람은 물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현대문명이 발전한 오늘에도 아직 그 이치가 그대로 통하는 곳이 있다.

길림성 서부 송화강반의 첸궈얼뤄스(前郭尔斯)몽고족자치현경내에 위치한 차간호는 그 면적이 420만평방키로미터로 중국북방지역에서는 가장 큰 담수호이다. 차간호는 몽골어로 “흰색의 신성한 호수”라는 뜻이다. 차간호의 어민들은 대부분 몽고족이다. 800년전, 칭기스칸이 커어얼친(科尔沁)초원의 금나라를 정복하였을 때, 9만명의 몽고기병을 거느리고 차간호를 찾아 제사를 지냈던 곳. 칭기스칸은 산과 물은 하늘이 몽고민족에서 부여한 혜택이라며 자손대대로 산과 물을 사랑할 것을 호소하였다. 신이 내린 호수 차간호는 청나라 황제들도 찾아서 제를 지냈을 정도로 그 신성함이 전해져내려오고 있다.

차간후주변의 어민들은 세세대대로 어렵으로 생활을 이어갔다. 한겨울 얼음판을 깨고 하는 겨울고기잡이는 일년 중 가장 중요한 생산활동이기도 하였다. 겨울철에 잡은 고기는 보관, 운수와 가공이 쉽기에 겨울철은 북방 고기잡이의 황금계절인 것이다.

어민들은 아직도 2000미터나 되는 거대한 그물을 늘이고 말에게 연자를 메워 그물을 끌어올리는 전통방식으로 고기잡이를 한다. 2000년 동안 조상대대로 내려온 원시적인 겨울어렵방식이 그대로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북위 45도 이북에서는 이미 보기 어려운 어렵방식이다. 조상대대로 차간호 연안에서 이런 신기한 방식으로 어렵생활을 해온 이들, 그들은 올 겨울도 어김없이 고기잡이에 나선다. 자연의 풍요와 혜택속에서 그들은 그렇게 즐겁다.

 

차간호 겨울고기잡이 축제

몽고민족은 예로부터 “물과 풀을 따라 이동”하는 유목민족이다. 물이 풍부한 곳에는 풀빛이 아름답고 소와 양이 살찌고 먹을 걱정이 없고 감정이 각별하고 민심이 안정되고 국가가 평안하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따라서 몽고민족은 물에 대한 물을 신성화하였다.

한 그물에 24만키로의 고기를 잡았던 기적 또한 차간호에 신성을 부여하기에 충분했다. 그런 차간호인만큼 예로부터 아름다운 전설들이 수없이 전해져내려왔고 차간호어부들의 호수신에 대한 숭배로 거의 신앙에 가까왔다. 이들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호수제를 지내는 신성하고 성대한 의식을 거행해오고 있다.

매년 12월 28일, 이들은 “호수에 제를 지내고, 겨울그물을 깨우는”의식을 진행한다. 호수신에게 술 한잔 올리며 겨울어렵의 풍년을 기원하고, 하늘과 땅 자연신에게 세세대대로 풍요로움을 물려줄 것을 기원한다. 몇 년전부터 지방 정부에 의해 지역관광유치행사로 지정된 이 행사에는 전국각지에서 수천명의 관객들을 모은다. 제사가 끝나면 어민들은 사발들이로 백주 한그릇씩을 비우고 첫 전투에 뛰어든다. 이날 잡은 물고기중에서 큰 놈들은 당장에서 경매를 통해 관객들에게 판매된다. 이 지방 사람들은 설에 신성한 호수 차간호에서 잡힌 물고기를 먹으면 일년중 만사 대길이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만큼 길이 1미터이사에 무게가 십여키로가 되는 물고기한 마리에 몇천원씩 뿌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차간호 사람들

차간호를 둘러싸고 사는 500가구의 크지 않은 마을, 차간호는 이들에게 생명의 호수이다. 조상대대로 고기잡이가 주 생계수단이었던 이들, 겨울이라고 어렵을 쉬는 법은 없다. 5개월 이상 지속되는 북방의 긴긴 겨울중에 한달만 허용되는 고기잡이시즌, 그들에게는 하루도 거를 수 없는 전투의 시간이다. 겨울어렵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1년 수입의 3분의 1이나 차지한다고 하는 놓칠 수 없는 시간이니 극한추위와의 싸움이라고 주저할 수 없다. 새벽기온이 영하 30도를 치닫는 겨울호수 위에 이들은 어김없이 나타난다. 강추위와 싸우고, 50센치미터이상 두껍게 얼어붙은 얼음판을 뚫어야 하는 겨울고기잡이는 이곳 어부들의 대대로 굳혀온 삶의 지혜를 제대로 보여주는 한판 승부이다. 운이 좋은 날이면 말 열두필이 함께 끄는 마차로 열 번이상 실었다고 하니 하루에 50톤이 넘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늘이 내린 호수에서 조상이 물려준 찬란한 어렵문화를 이어가고 극한의 생활여건을 이겨가며 지혜롭게 살아가는 차간호 어부들의 삶의 현장은 경의로움 그 자체이다.

 

출발

이른 새벽 4시, 밤새 꽁꽁 얼어붙은 것만 같던 마을의 민가들에서 하나 둘 불이 밝는가 싶더니 남정네들의 큰 그림자가 하나둘 동구밖에 모인다. 오겹육겹으로 양털에 오리털까지 걸칠 수 있는 것은 죄다 걸치고 나오는 사람들, 그들이 북적임이 이 마을의 겨울은 깨어는 소리요,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온 세상이 얼어붙은 것 같은 새벽, 뒤집어 쓴 개털모자는 물론 말의 몸체에까지도 허옇게 성에가 내려앉는다. 고기그물 하나를 끌어올리는데 최소 60명이 필요하다. 60명은 (물고기머리)라고 불리는 대장과 얼음뚫기담당, 그물끌어올리기담당, 마부 등으로 구성된다.물고기잡이의 관건은 바로 위바터우의 그물칠 구멍을 찾는데 있다. 얼음구멍을 제대로 찾으면 엄청난 물고기를 잡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헛탕을 치고 만다. 차간호마을에는 이렇게 60명씩 4개 팀이 있다. 그들은 각기 나누어정해진 구역으로 향한다. 대장의 덕담과 서로 주고받는 걸담들이 추위를 턴다. 오늘은 얼마나 운이 받혀줄가? 그물과 어부들을 실은 말은 새벽의 어둠과 추위를 가르고 기분좋게 얼음판을 달린다.

 

생존이 걸린 얼음판 작업

1시간여를 달려서 도착한 고기잡이지점, 동녘이 휘붐히 밝아온다. 서둘러야 하는 시간이다. 우선 위바터우는 얼음구멍을 팔 자리를 식별한다. 겨울철 물고기들은 한데 모여있다. 이는 물을 일렁이게 할 뿐더러 얼음위의 눈마저도 움직이게 한다.이외에도 물고기들이 모여있는 기포가 생기는데 풀의 움직임인지 물고기군의 움직임인지를 구별하는 안목도 있어야 한다. 경험있는 위바터우는 귀를 얼음위에 대고 물의 흐름소리를 듣고도 물고기의 위치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오랜 경력과 노하우로 위바터우는 마을에서 존경받는 존재이다. 위바터우는 오늘도 사제전수의 풍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얼음구멍선택이 끝나면 각자 분공에 따라 그물을 설치한다. 60센치 두께로 깡깡 언 얼음판에 수백개의 얼음구멍을 10미터 간격으로 뚫고 2키로미터나 되는 그물을 물속에 집어넣은 후 마치 바늘로 꿔매듯이 한구멍 한구멍 물속에서 그물을 넘긴다. 그물은 마침대 커다란 타원형을 이루고 꼭지점에서 합쳐진다. 그물을 다 설치하고나면 벌써 점심이다. 이들은 각자 싸온 참을 푼다. 깡깡 얼어붙은 물만두나 면발을 더운 물에 데쳐서 주식으로 하고, 바싹 마른 매운 고추를 안주로 배갈을 한모금씩 돌리는 것은 추위를 쫓기 위한 의례적인 절차이다. 또한 오늘의 수확량을 예측하는 즐거운 자리이기도 하다. 그렇게 검소한 점심이 끝나면 이제 그물을 거둬올려야 하는 시간이다. 사람은 물론 말까지도 동원된다. 말들이 연자방아를 돌리듯이 한켠에서 그물을 당긴다. 펄떡이는 고기들이 서서히 물속에서 끌려나온다. 몇 번 튀어오르지도 못하고 그대로 얼어버리는 고기들, 새삼 거칠 것 없는 호수위의 강추위가 의식되는 시간이다. 고기들은 말들이 끄는 발구에 실려 재빨리 창고에 옮겨지고 어부들의 해지기 까지 뒷마무리를 한다.

 

귀가

어둠이 깔리고 마차의 방울소리가 호숫가 마을로 울려퍼질 때면 마을의 아낙들은 집에서 저녁준비로 바쁘다. 하루종일 얼음판에서 떨고 있은 남정들을 위한 따뜻한 저녁준비로 마음이 급하다. 동구밖에서 썰배를 타며 아빠를 기다라는 조무래기들의 모습도 있다. 아낙들은 남편의 발걸음소리만 듣고도 그날의 수확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이곳의 모든 것은 어렵을 위해 존재하는 듯 하다. 새벽부터 부들부들 떨면서 하루종일 고작 리어카 한대분량밖에 잡아올리지 못한 날은 남정네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석양빛에 축 처진 어깨, 하루동안의 피곤함과 삶의 고단함은 아낙들이 극성스레 준비한 밥상과 함께 물러가고 또 다시 내일을 위한 기대로 하루를 마무리 할 것이다.

조상의 가르침을 받들고 차간호의 생태환경을 보호하였기에 이들은 오늘도 차간호가 물려준 풍요로움속에 소박하면서도 풍요로운 삶을 영위해가고 있다. 차간호의 겨울고기잡이는 이미 기네스북에 등록이 되었고 현재 무형문화재로도 신청중이다. 머지 않아 차간호사람들은 고기잡이가 아닌 관광업으로 먹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여 사라져버릴 것 같은 또 하나의 원생태풍경이 못내 아쉽다.

(출처:다큐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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