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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단에 절을 두 번 하나, 세 번 하나?

왈선생 2011. 3. 13. 11:11

 

법당에는 상단, 중단, 영단(하단)이 있다.
영단은 돌아가신 분의 위패를 모셔놓은 곳이다.
어떤 절에서는 영단에 절을 두 번 하고, 어떤 절에서는 세 번 한다.

두 번과 세 번의 의미는 무엇일까?
두 번 절하는 것은 유교적인 음양의 개념이고, 세 번 절하는 것은 불교적인 개념이다.

음양오행에서 홀수는 양수(陽數)로 산 사람ㆍ남자를 뜻하고, 짝수는 음수(陰數)로 죽은 사람ㆍ여자를 뜻한다.
그래서 산 사람에게는 양수인 1배 혹은 3배의 예를 올리고, 죽은 사람에게는 2배 혹은 4배의 예를 올린다. 남자는 2배를 하고, 여자는 스스로도 음수이므로 남자의 두 배인 4배를 한다.

불교에서 절을 세 번 하는 것은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고, 탐진치 삼독을 없애기 위한 의미이다. 이때 절하는 주체와 객체를 나누지 않을 때는 내 안에 자리 잡은 삼보에 귀의하고 절을 하는 것이다.

생사일여(生死一如)라는 말도 있듯이 불교에서는 삶과 죽음을 구별하지 않고 하나로 보기 때문에 죽은 사람에게도 삼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영단에 절을 두 번 하든, 세 번 하든 그것은 절하는 사람이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이다. 두 번 절한다면 제사 개념으로 죽은 사람에게 추모의 념(念)으로 하는 것이고, 세 번 절한다면 불교적인 개념으로 산 사람, 죽은 사람을 구별하지 않고 똑같이 삼보에 귀의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